답을 알 수 없는 영어공부 이야기

오랜 시간동안 영어를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. 예전에 비해서는 많이 줄었지만 아직도 그 마음이 사라지지 않았다. 하지만 요즘은 공부를 못하고 있다. 어차피 나는 안 되나 보다 하는, 마치 패전병 같은 마음이 내 안에 머물러있다.


마지막이라고 생각했던 도전

작년에 한창 영어 공부에 대한 의욕이 올라온 적이 있었다. 그래서 ‘이번이 진짜 마지막이다’라는 생각으로 다시 도전하기로 마음먹었다.

그러던 중 어떤 영상을 보게 됐다. 베이직 그래머 인 유즈(이하 베그유)를 큰 소리로, 영혼을 담아서 10회독하면 영어를 말하고 싶어서 입이 근질거리는 순간이 온다는 이야기였다.

나는 그 말을 믿었다. 그리고 정말 온 힘을 다해 큰 목소리로 베그유를 읽었다.

하지만… 그 ‘근질거림’ 같은 건 나에게 찾아오지 않았다.

그때의 실망감은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였다. 물론 쉬운 일이라고 생각하고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. 그래도 이렇게 진지하게 노력했는데, 왜 나에게는 이런 변화가 허락되지 않는 걸까. 그 생각이 나를 더 힘들게 만들었다.


다시 서 있는 갈림길

그리고 지금, 나는 다시 갈림길에 서 있다. 영어를 계속해야 할지, 아니면 여기서 놓아줘야 할지.

나는 보통 무언가를 선택할 때 오래 고민하는 편이 아니다. 그런데 영어만큼은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.

아마 이유는 이것일 것이다. 이제는 AI가 거의 실시간으로 통역을 해주는 시대다. 영어로 먹고 살 사람이 아니라면, 꼭 필요한 능력은 아닐지도 모른다.

예전에 어머니가 하셨던 말씀이 떠오른다. 평생 운전을 하고 싶어 하셨는데, 어느 순간 “곧 자율주행 시대가 오는데, 굳이 면허를 따야 하냐”고 하셨다.

지금 내 상황이 딱 그 느낌이다.


그럼에도 포기되지 않는 마음

그럼에도 불구하고, 나는 영어를 잘하고 싶다. 이 마음은 너무 오래된 것이라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. 아니, 사실 포기하려고 해도 포기가 되지 않는다.

왜냐하면 나는 알고 있기 때문이다. 지금은 40대 중반이지만, 앞으로 얼마나 더 살지는 모르겠지만 언젠가 지금을 돌아보는 날이 올 것이다.

그때 나는 분명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. “그때라도 하루에 5분이라도 했어야 했는데.”

그래서 다시 해보려고 한다.


다시, 아주 단순하게

방법은 단순하다. 다시 베그유를 10회독 하는 것이다.

그래도 안 되면 어떡할까? 그건 그때 가서 다시 생각하면 된다. 아마 또 10회독을 해보지 않을까.

계속 하다 보면 언젠가는 100회독이 될지도 모른다. 그때도 모르는 내용이 있을까? 아마 있을 것이다.

아무리 반복해도 안 되는 부분은 분명 남는다. 하지만 그 양은 점점 줄어들 것이다.

그래서 그냥, 다시 해보려고 한다. 포기하지 않고, 계속 나아가 보려고 한다.


이제는 안다

이 끝이 어디로 이어지는지는 아직 모르겠다. 다만 하나는 분명하다.

나는 이걸 너무 쉽게 생각하고 시작했다는 것. 그래서 쉽게 시작할 수 있었던 것이다.

하지만 이제는 안다. 부족했던 건 재능이 아니라, 끝까지 가보려는 노력과 지속성이었다는 것을.

그래서 다시, 해보려고 한다.